아직 오지 않은 병에 미리 보내는 구호품
환자가 한 명도 없을 때 백신을 설계한다는 것 — 그리고 97.49% 와 23.88% 사이의 거리
2025년 3월, 중국의 여러 성에서 연구자들이 박쥐의 분변을 면봉으로 훑었습니다.
거기서 새 바이러스가 나왔습니다. 이름은 BtHKU5-CoV-2.
아직 사람을 앓게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.
다만 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똑같은 문고리를 잡고 사람 세포로 들어갔습니다.
열세 달 뒤, 두 연구자가 논문 한 편을 냈습니다.
이 바이러스의 백신 후보를 설계한 것입니다.
실험실도 배양기도 쥐도 쓰지 않았습니다.
컴퓨터 안에서만 스파이크 단백질을 뜯어, 면역세포가 알아볼 조각 스무 개를 고르고,
아미노산 419개짜리 백신 한 벌을 지었습니다.
우리는 재난이 터진 뒤에 구호품을 실어 보내는 일을 압니다.
이 논문은 다른 쪽을 가리킵니다.
환자가 아직 한 명도 없을 때 미리 만들어 두는 설계도 —
아직 오지 않은 병에 먼저 보내는 구호품입니다.
그리고 이 논문이 실린 자리가 「소외열대질환」 학술지입니다.
돈이 되지 않아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병들을 모아 두는 곳.
다만 논문 안에는 이런 숫자도 있습니다.
이 백신은 세계 인구의 97.49%에게 듣습니다.
그런데 중앙아메리카에서는 23.88%입니다.
선제는 가능합니다. 다만 아직 모두를 향하지는 않습니다.
그 나머지가 우리의 자리입니다.
바탕이 된 논문
Zheng N, Xu Y (2026). In silico design of a novel multi-epitope mRNA vaccine
candidate for BtHKU5-CoV-2 using immunoinformatics.
PLoS Neglected Tropical Diseases 20(4): e0013517.
doi:10.1371/journal.pntd.0013517 · CC BY 4.0
글에 쓰인 숫자는 모두 이 논문에 적힌 값입니다. 다만 이 논문의 수치는 전부 컴퓨터
예측이며 실험으로 검증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. 저자들도 결론에서 동물 실험과 방어
효능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.